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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레고를 통해 다시 만난 어린 시절의 나, 그리고 반전

by 미래창조코치 2024. 11. 7.

어린 시절, 그림의 떡이었던 레고

어린 시절, 레고는 나에게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가난했던 집안 형편에서 레고는 엄두도 못 낼 장난감이었다. 친구들이 손에 쥐고 자랑하던 레고 블록들은 나에게 항상 꿈같은 존재였다. 나는 그 대신 종이, 나무, 빈 캔 등을 이용해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었다. 나만의 세계를 상상하며 만들어낸 그 장난감들에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항상 레고를 향한 갈증이 남아 있었다.

오늘날의 레고 시리즈의 발판이 된 최초의 플라스틱 브릭이 포함된 레고 시스템 제품의 박스아트의 모습. 박스 표지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2대 회장인 고트프레드의 자녀들로 남자아이가 3대 회장 켈이다. (출처: 나무위키)

레고의 역사와 나의 동경

레고 창업자인 올레는 1932년쯤부터 나무 장난감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 장난감은 제법 인기를 끌었고, 이 장난감을 주력 사업으로 삼으며 레고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 1934년이었다. 1949년에 레고 사가 출시한 플라스틱 장난감 중에는, 오늘날 알려진 레고 블록의 전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 블록은 1953년에 레고 브릭으로 이름을 바꿨음에도 인기를 끌지 못했다. 블록끼리의 접합이 약한 것이 문제였는데, 이 점은 1957년에 블록 아래에 파이프를 만들어서 해결되었다. 다음 해인 1958년 1월 28일, 올레의 아들 고트프레드는 이 모든 방식을 특허로 신청했고 이는 현재의 조립형 레고 블록의 시작이 되었다.

 

어린 시절 레고에 대한 동경이 컸던 이유는 단순히 장난감 그 이상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이 작은 블록들은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마법과도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가난으로 인해 그 마법을 손에 쥐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들과 함께한 레고 조립

어른이 되고, 나는 아빠가 되었다. 어느 날 아들이 나에게 레고를 사달라고 했다. 그 순간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어린 시절의 갈망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흔쾌히 아들에게 레고를 사주기로 했다. 아들은 닌자고 시리즈를 좋아했지만, 매장에서 우리는 닌자고 시리즈를 사게 되었고 나는 여전히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이후 아들도 점점 스타워즈에 대해 알게 되었고, 드디어 함께 스타워즈 시리즈 중 하나를 조립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레고 스타워즈 세트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조립을 시작한 것은 아들이었지만, 어느 순간 내가 더 열심히 블록을 맞추고 있었다. 아들은 나의 집중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았고, 나는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다시 만난 것 같았다. 블록을 하나씩 맞춰가며 느끼는 그 작은 성취감은 어릴 때 내가 그토록 원하던 감정이었다. 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레고를 완성해가는 순간들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했다.

사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커다란 밀레니엄 팔콘호나 제국 순양함 같은 것이었다. T_T

어린 시절의 꿈, 지금의 추억

어린 시절에는 그림의 떡으로만 남아 있던 레고. 이제는 아들과 함께 만드는 추억이 되었다. 비록 그때는 손에 쥘 수 없었지만, 어른이 되어 내 손으로 직접 이루어낸 작은 꿈은 그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아들이 옆에서 웃으며 "아빠, 우리 또 다른 시리즈도 해볼까?"라고 물었을 때,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우리 같이 또 만들어보자." 어린 시절의 결핍은 이렇게 작은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변해버린 관심사, 변하지 않는 추억

이제 아들은 고2가 되었고, 레고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로지 스마트폰과 PC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니, 내가 함께 놀아주던 시절과는 또 다른 세상 속에 있는 것 같았다. 가끔은 아들이 방 안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거실 한쪽에 놓여 있던 레고 블록들을 바라보며 함께 조립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때는 조립이 끝날 때마다 아들의 얼굴에 번지던 환한 미소가 참 좋았다. 

 

아들은 이제 더 이상 레고에 관심을 두지 않지만, 나는 여전히 그 블록들을 보며 옛날 생각에 잠기곤 한다. 함께 블록을 맞추며 시간을 보냈던 순간들은 단지 놀이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 시간은 우리 둘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어 준 소중한 연결고리였다. 그 모습을 보며 가끔은 아들과 함께 레고를 조립하던 시간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아이들은 자라며 관심사가 바뀌지만, 우리가 함께 쌓아 올린 레고 블록들은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아들아 게임에 끼워줄래?

 

레고조립에 열중인 유년기의 아들

 

어린 시절에 갖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도 어린 시절 간절히 원했던 물건이나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나요?

그때의 간절한 마음을 다시 떠올려 보세요. 어른이 된 지금, 그 꿈을 다시 이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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